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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rt Review

탁영아 피아노 독주회
9월 10일 예술의 전당 IBK 홀

International Piano Korea
글 | 장재혁
201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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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탁영아는 연주의 방향성을 명명하게 구현하는 과정 안에서 효율적으로 운용되는 극적인 연출력을 잃지 않음으로써 전체 연주를 꿰뚫는 견고한 입체적 아우라를 만들어나간다. 연주의 총체적인 스타일은 유려한 리리시즘처럼 아름답다. 음 하나하나의 의미를 보듬고 있는 것 같은 화성의 구현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미세한 음갯의 변화를 감지하면서 담백하게 채색시키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깊게 전달되는 울림으로서 감미로운 미적 감성을 이끌어 낸다.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낭만성에는 따스한 온기가 담겨 있으며, 내향적이고 엄숙하면서도 사색적인 면을 두루 갖추고 있다. 감성적인 표현에 능숙할 뿐 아니라 웅장하게 전개시켜 나가는 음악적 스케일 또한 훌륭하다. 근본적으로 음악적인 균형미가 갖춰져 있으며, 고도의 기교적 표현력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작은 부분을 포용하면서 전체적인 조화를 축성히켜 나가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음악적인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좋은 양상이 될 수 있겠다. 연주의 패턴이 경직되어 있지 않음으로 인해서 부드럽고 따뜻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넘치는 생명력을 품고 있는 듯한 역동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능숙하고 창의적인 해석의 면모를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마치 정점에 다다른 듯한 섬세한 터치를 바탕으로 미적 울림을 극대화시킴으로써 가능했을 듯하다. 건반의 운동성을 통제해 나가면서 능숙한 해석의 면모를 유지함으로써 청중에게 짙은 여운을 남기게 되는 것은 아마도 냉정하게 스켜든 음악적 논리, 즉 스스로 철저하고 엄격하게 지켜나감으로써 본인만의 음악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연주자의 의도가 충실하게 발현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는 가능성은 물론이거니와 연주자로서 끊임없이 추구하고 감재해야 하는 해석의 산고를 통해 체득된 모습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보게 된다. 결국 통일성 있게 완결되는 전체 연주는 피아니스트의 음악적인 개성과 색체를 차별적으로 물들일 수 있는 중요한 모습이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탁영아가 보여주는 일련의 특징들은 피아니스트로서 소유하고 있는 폭 넓은 안목을 엿볼 수 있또록 도와주는 좋은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겠다.